룸메랑 거실에서 세계테마기행 태국편을 봤다. 태국은 국교가 불교이니 만큼 사원도 굉장히 많고 안에 금색칠한 화려한 불상들도 빽빽하게 장식 되어있다. 나는 그걸 보고 살짝 눈살이 찌뿌려 졌다. 검소함의 상징인 불교와 그 불상들이 상반된 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무릇 부처가 말하길 외부에 의지하지 말고 오로지 자신만을 등불로 삼으라고 했는데, 사원 속 모습은 너무나도 불상에 의지하는 것 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나는 친구에게 말했다. "야 부처가 저거 보면 별로 안 좋아하겠다. 그치?" 이에 친구가 답했다. "부처는 좆도 신경 안 쓸 거 같은데?"
대답을 들은 순간, 눈이 번쩍 떠지고 머리가 시원해지는 기분이었다. 아 그렇지 부처는 그런 사람이었지. 내가 너무 오만한 생각을 가졌었다는 걸, 불교의 본질을 놓치고 냉소적인 태도였다는 걸 알게 됐다.
그럼에도 절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부처의 말을 왜곡하고 돈 벌이를 하는 건 여전히 눈쌀이 찌뿌려진다. 뭐 그렇게 해서 조금이라도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만 있다면야 그걸로서 역할을 다 한 게 아닐까 싶지만 결국에는 부처의 말 대로 자기자신에 의지하는 것이 더욱 건강하고 올바른 방법임은 확실하다.
나도 조그마한 불상하나 사야겠다. 물론 거기에 대고 부처를 찬양하고 절을 하지는 않을 거다. 그냥 가끔씩 부처의 말을 상기시키는 용도 그정도면 나의 불상의 역할은 충분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