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어쨌든 서울 한복판을 돌아다니다 보면(서울이 아닌 다른 도시는 솔직히 말하면 '스타일'이라는 이름을 붙히기가 힘들정도로 그 의미를 잃어버린다) 요즘 인스타에서 유행하는, 유튜브에서 유행하는 혹은 조금 더 깊게 들어가 특정 스타일을 공유하는 네이버 카페에서 유행하는 옷들을 정말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래도 2010년도에 비해 한국 패션의 장족의 발전이라고 할만한 점은, 10년대에는 특정 아이템을 중심으로 유행이 돌고 돌았다면, 최근에는 스타일 혹은 장르라는 조금 더 넓은 카테고리로서의 유행이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 눈에는 크게 다르지 않은 클론룩으로 보이기도 하면서 더 나아가 일종의 코스프레라고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에 나의 고질병 중 하나인 이 병신같은 힙스터 마인드를 버리려고 부단하게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사실 대다수의 사람들은 패션에 그렇게 진심이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 이후로, 생각을 좀 고쳐 먹었다. 시발 뭐 클론룩이면 좀 어때? 남들이랑 다른 옷을 찾으려면 저기 저 바다건너에 있는 해외 편집샵에서 그 귀찮은 직구 과정을 거치거나, 빈티지샵을 샃샃이 뒤져가며 콧구멍에 먼지 뭍혀가면서 옷을 골라야 하는데, 이 과정을 즐길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물며 SPA브랜드를 애용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어떻게 따가운 시선을 보낼 수가 있을까. 그들이야 말로 경제적, 실용적 측면에서의 의식주를 현명하게 해내고 있는 21세기의 참 소비자인 것을.
'저건 좀 클론룩인데 부끄럽지도 않니?'
우스깡스러운 나의 옷차림을 보고서는 현명한 SPA브랜드의 소비자들은 말할 것이다.
'그래서 넌 뭔데 병신 백수새끼야. 좆도 하는 것도 없으면서'
난 할 말을 잃는다.
사실 사람이란 것이 대강 비슷비슷해서 어쩔 수 없지 뭐.
그래도 한 겨울에 발목을 훤하게 드러내는 그것만은 정말이지 내 눈을 위해서라도 대통령이 법으로 금지시켜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