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친한 사람들은 대부분 알고 있는 스토리겠지만 나는 라면을 어렸을 적부터 너무 좋아해서, 라면을 만드는 것이 꿈이었고, 놀랍게도 그 꿈이 중학생때부터 스무살까지 이어져 식품학과에 입학하는 계기가 됐다. 물론 지금은 그 꿈을 두고 수많은 고민들이 있지만 여기서 말할 것은 아니다.
최근에 라면을 먹으면서 왠지 모를 역함이 자주 느껴졌는데, 그것은 라면 특유의 밀가루 비린맛이었다. 특히 국물라면에서 그런 현상이 두드러지는데, 다행이도 볶음면류는 괜찮아서, 짜파게티, 간짬뽕 같은 라면을 굉장히 애용하고 있다.
여튼 그 비린맛을 한 번 인지한 뒤로 라면에 대한 나의 애정은 급속도로 식어가기 시작했다. 얼마전 할아버지 제사 때 이모와 얘기를 나누다가 이 주제가 나오게 됐다.
'이모 저는 이제 라면 김치 없으면 못 먹겠어요. 밀가루 비린맛이 너무 나더라구요'
이모는 한참을 웃으시더니 이내 말씀하셨다.
'그게 너가 늙고 있다는 증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