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21

비문증이냐 눈썹이냐

 라섹을 하고 거의 모든 부분에서 만족을 하고있는데, 일주일정도 전부터 그러니까 시력이 0.9 까지 올라왔을 때 내 왼쪽 눈에 검은 실 같은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실은 보호렌즈를 끼고 있을 때에도 보였다. 그때는 그냥 렌즈의 겉면이 보이는 거겠거니 생각했는데, 지금 보면 렌즈를 끼고있는데 렌즈를 어떻게 보겠어 멍청한 생각이었다. 거슬리긴 해도 렌즈만 빼면 없어지리라 믿었다. 왠걸 렌즈를 빼도 아주 선명하게 검은 실은 남아있었다.

 그때부터 엄청나게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공부를 하던 핸드폰을 보던 이 검정색 실이 강박적으로 보이게 됐다. 인터넷에 검색했다. 그랬더니 비문증이라는 것이 아닌가? 특히나 라섹을 하고 나면 그 비문증이 눈에 띄게 보인다거나 증가하더란다. 이건 해결방법도 없단다. 익숙해지길 기다리거나 아니면 없어지길 바라는 수 밖에.. 이 검은 실 하나에 신경이 집중돼서 뭘 하든 쉬이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비문증이란걸 안 이후로 눈썹이냐 비문증이냐에 대해 골똘히 생각을 했다. 눈썹일 확률이 70퍼정도 비문증일 확률 30 이라고 생각했다. 비문증 치고는 너무 선명하고 내 눈을 따라 다니지 않았으니까. 

 그래도 전문가의 소견을 한번 들어보고자 시력검사겸 물어봤다. 당시 나는 너무 절박해서 말을 더듬을 정도였다. "그... 선생님... 이게 눈썹인지 비문증인지 햇갈려요. 눈을 크게 뜨면 안 보이고요. 그냥 평상시로 뜨면 보이거든요 제 생각엔.. 눈썹...." 의사는 뒤이어 빨리 보내고 싶어하는 표정과 말투로 그냥 흔한 비문증이니 기다리고 익숙해지라고 말했다. 2주후 있을 검사에서 비문증 관련 검사도 진행하니 그때 다시 확인하겠다는 말을 했다. 2주동안 이 짜증나는 검은 실을 달고 살라고? 절망적이었다.

 그래 뭐 어쩌겠어. 비문증이면 손쓸 방법도 없는데.. 무시하고 지내려 해도 이 검은 실이 미친듯이 거슬렸다. 두통이 올 정도로. 안 되겠다. 이게 비문인지 눈썹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눈썹일 수도 있으니까. 잘라내버리자. 거울 앞으로 갔다. 눈을 가리고 있는 눈썹을 2가닥 발견했다. 눈썹 개새끼... 수술한 눈이어서 콧털 가위로 자르기엔 좀 무섭고 핀셋도 없고 결국 손으로 뽑아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하필 3시간 전 손톱을 잘라서 눈썹을 뽑는게 여간 어려운게 아니었다. 뭐 어쩌어찌해서 눈썹 2가닥을 다 뽑았다. 삼십분은 족히 지났을 거다. 플라시보 효과인지 뭔지 몰라도 안 보인다. 신난다. 근데 내일 일어났을 때 또 보인다면..... 그땐 정말 모르겠다. 

 비문증인게 나았을까? 아니면 차라리 뽑을 수 있는 눈썹이 나을까? 여하튼 이것만 해결되면 참 만족스러운 라섹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제발 속눈썹아 자라지 마라...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