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0.23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안녕. 이제 시험이 코앞이다. 화요일 부터 시험열차가 출발한다. 다행이 내일이 월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시험이 없어서, 목숨 코인 하나가 더 생긴 기분이다.

 중간고사 공부 중에 탈모가 생길 것 같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항상 중간고사 이후 할 일들을 생각하며 잠시 공상 속으로 피난을 가게 된다. 

 그래서 중간고사 끝나고 뭐할까? 

 일단 집에서 맥주에 영화 한 편 때리고, 스피커 볼륨을 오른쪽 끝까지 돌려 들으려고 밀어 뒀던 앨범들도 들을 예정이다. 

 화요일에 2과목, 그리고 수요일에는 가히 최종보스 생산운영관리 하나, 목요일에는 재무관리, 금요일에는 중간고사를 은퇴하는 노장을 배려한 그나마 쉬운 과목 마케팅. 다행히도 식품발효학은 레포트로 대체됐다. 

 염병 다시는 20학점을 듣지 않을 것이다. 정확히 말해서 6전공은 내게 너무나도 살인적이다. 아니 범죄적이다! 그리고 이 개같은 경영학은 어떤 한 단어에 대한 정의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처럼 ppt, 전공책, 인터넷마다 조금씩 다 다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게 무슨 쓸모가 있을까? 싶은 내용들이 안 그래도 좁아져가는 나의 뇌용량 속에 쌓인 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화가 난다.  

 경영과학이랑 재무관리는 그래도 인정할게 너네는 좀 재밌고, 쓸모있다. 

 사실 공부 한답시고 새벽 4시 5시까지 깨어있으면서 병신같이 핸드폰만 2시간 동안 해버린 나의 대한 죄책감, 그리고 쓸데없이 이런 똥글을 배설하고 있는 나에 대한 무력감이 외워야할 지식들 보다도 더 나를 힘들게 한다. 우리 집에는 탈모유전자가 없는데 이런 짓 거리를 몇 번 더 한다면 내 자식에게는 탈모를 물려줘야 할 수 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물론 그런 일은 없을 거다.

 어쨌든  이미 롤러코스터는 출발했다. 여기서 하기 싫어 하고 잠시 한 눈이라도 판다면 그대로 떨어져 죽을 수 밖에 없다. 고통스럽다. 

 그래도 기억해라. 나 처럼 실시간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아. 결국 다 지나간다는 것을.....


peace out